2011.11.26 00:37 | Posted by 나는달

어떤 사람이, 자신이 정말 싫어하는 것과 마주했을 때 반응으로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어느정도 엿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누군가에게서는 진정한 호연지기를 느끼기도 했고, 누군가에게는 정말 말도 못하게 실망하기도 했었다.

이건 자신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이걸 내가 극히 최근에 느꼈다는건, 내가 참 행운아라는 이야기도 될 것이다.
그 동안 살면서 정말 싫어하는 것과 마주한 일이 많지 않았다는 뜻이니까.

반면, 그만큼 단련이 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살면서 이렇게 미칠듯한 자괴감을 몇 번이나 느껴봤을까.

주위의 반응은 한결같이 "남들은 다 되는데 왜 너만 안되느냐"이고,,

그건 어디서 나온 논리야? 남들 다 되면 나도 되야 되는거냐?


라고 생각하다가도
'그러게,, 남들 다 되는데 왜 나만 안되지-_-?'라고 생각하니 또 자괴감 들고

왜 내 마음을 몰라주냐 라고 생각하다가도 또 내 감정을 강요하는 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럼 해야지 뭐 후우..



P.S 일 얘기 아님. 나 회사 졸라 즐겁게 잘 다니고 있음 ㅋ

2011.05.22 03:37 | Posted by 나는달

난 학창시절에, 특히 중학교 시절에

약간 무시당하는 학생이었다.

당시 유행하던 '왕따'도 아닌 '약간 무시'당하는 학생이었다.


아무데서나 실실 쪼개고 다니고, 왠만한 애들과 충돌 없이 지낸다. 뭔가 시비거리라도 생길라치면 겁을 내는게 딱 눈에 보인다. 덩치는 어느정도 있는데 순하게 생겨가지고 쌈질 못하는게 팍 티가 난다. 근데 입은 좀 거칠다(어릴 땐 욕을 많이 쓰는 편이었다). 뭔가 소재거릴 찾아내서 놀리면 그걸 웃어넘기지 못하고 역정을 낸다. 결정적으로, 축구 못한다(이거 중요했다-_-)

한마디로 찌질하다. 그렇게 애가 참 뭔가 찌질한데, 일단 공부가 상위권이다. 말도 딱히 못하는 편이 아니다. 그리고 건들면 벌벌 떨면서도 최소한 으르렁거리기는 한다. 그렇게 행여나 싸움이 붙을 조짐이 보이면 상당수의 아이들이 내 편이 되어 나를 옹호해준다(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질 게 뻔해서였겠지? ㅋ).

이렇듯 같이 놀아주기엔 찌질한데, 왕따 시키기엔 (자기들 기준에) 뭔가 만만치 않다. 그러다 보니 적당히 무시받는, 아주 애매한 위치에 있는 학생이었다.


내가 지금도 알고 지내는 중학교 친구는, 6~7명이 전부이다.


참 어렸었지. 나도 그렇고 주위 친구들도 그렇고.

고등학교땐 한결 덜하더니, 당장 대학에 오고나서부터 이런 현상이 싹 사라졌다. 누구도 서로를 무시하지 않았다. 난 이때부터 내 찌질한 성격을 스스로 인지하고 일부를 고쳤다. 가급적 욕을 입에 담지 않으려 하고, 나 자신에게 짜증을 낼 지언정 남에게는 짜증내지 않으려 했다. 내 말에 누가 반박하면 그걸 수긍하는 것으로 더 이상 충돌이 없도록 차단했다. 누군가의 모난 행동은 그냥 그러려니 웃어 넘기고 제 3자와 뒷담화를 까려고도 하지 않았다. 날아오는 농담은 자학개그로 승화시켜 웃음을 유발했다.

돌이켜보면, 학창시절엔 누군가를 놀리고 무시하는 것 자체가 순수한 '목적'인 친구들이 많았다. 하지만 머리가 자란만큼 이제 그걸 목적으로 삼는 사람은 없다. 설령 맘속으로는 무시할지언정 겉으로 드러내지 않거나, 아주 에둘러 표현한다. 그리고,

이제부턴 누군가가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또 다른 누군가를 무시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제3자를 통해 그걸 느낄 수도 있고, 본인이 직접 경험하기도 한다.
아마 살아온 세계관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일 거다. 자기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 못하는 것일 수도 있고, 그게 나보다 낫은 위치다 라고 판단한 것일 수도 있다. 무의식중에 그러는 것일 수도 있고, 속으로 은근 즐기고 있을 수도 있다. 물론 사회생활 잘 하는 사람은 이게 티가 안 나겠지?

어쨌든 그래서 난 그런 생각을 했다.

'씨발이네 아주, 찌질한 성격 괜히 고쳤어 응?'

뒷일이야 어떻게 되든 간에,
예전처럼 대놓고 역정을 내면 깨닫게 되려나?


옛날 생각난다.
공익근무 할 때 정말 싫어하던 공무원 아저씨 한 명한테 좆될 거 각오하고 대들었더니
의외로 당황하면서 나한테 담배 한 대 주던거.



말은 이렇게 해도 아마 난 안 될거야.
난 천성이 충돌을 싫어하는 놈이니까.
ㅇㅔㅇ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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